그저께 오후 갑작스런 비가 내렸다.

일기예보 무시하고 무심히 나갔다가 비를 만났다

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어서 안사람이 우산을 가져갈테니 꼼짝말라고 하여 비를 피하여 잠시 기다리고 있었다

청소년수련관 바로 앞 자전거 거치대 앞에서...

10살쯤 되어보이는 여자 아이가 우산을 받혀 들고 자전거를 끌고와서는 거치대에 자전거를 묶고 휴지를 꺼내 정성스럽게 비에 젖은 자전거를 딲는데 바람이 거세서 시간이 지나면 별 소용 없어 보였다

내가 한마디 거들었다.

"자전거는 이따 집에 갈때 딱고 타는게 좋지 않겠니 ?

탈때 되면 또 젖을 텐데 "

"아니에요 또 딲으면 되요.  휴지만 있으면 되요 "

할말 잃은 나는 물끄러미 그 모습만 바라보는데 아이가 묻는다

"왜 여기 계세요 ?"

"응 아줌마가 우산가지고 온다고 해서 기다린다 "

"여기 무엇 배우려 왔니 ?"

"네  영어 배우러요

제가 우산 씌워 드릴께 저기 들어가서 있으세요

춥잖아요 "


갑자기 가슴이 멍해진다...

내가 비 때문에 찬바람 부는 좁은 자전거 거치대에 있는줄 알고 ...

이 어린아이가 모르는 사람을 배려 할 줄 알다니...


"응 괜찮아 곧 갈거야

 빨리들어가서 공부해~"

"네 안녕히 계세요 "


누가 이 어린천사들을 ...

다시 가슴이 답답해진다...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        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2016. 4. 21.  비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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