삽십년 즈음

 

고운빰 비비며 만난시간

백년 같이 엮을 것 같더니만

한쪽 한쪽 엮다 보니

벌써 삽십년 즈음이구려

 

그믐밤 빛나던 머리결은

백설이 날린지 오래

풋사과 같던 손등

어느새 오래된 딸기 닮아가는구려

 

즐거웠던 시간들

눈물 고이던 시간들

무심히 돌아보니

저 뒤에 비켜 서 있는구려

 

매섭게 돌던 육신

물레방아 닮아가고

총총히 빛나던 눈빛

편안한 사랑 담겨있구려

 

사십년일까 오십년일까

어우러질 시간들

뭐 그리 중요할까 보냐

그 눈빛 그 가슴 변치 않으면 다 일 것을

 

쌓는 것은 부질없고

버리고 놓을 때인 것을

무엇을 보는가

무엇을 놓을 것인가

 

 

2010년 2월 5일 잠못이루는 밤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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